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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지 이승헌 총장의 일지스토리 2, “남들이 사는것처럼”- 이승헌 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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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지 이승헌 총장의 일지스토리 2, “남들이 사는것처럼”- 이승헌 총장

 

스물두 살에 나(이승헌)는 늦깎이 대학생이 되었다. 서울 보건전문대학 임상병리학과에 입학해 기초의학과 기초병리학을 배웠다. 임상병리학과를 졸업하고 단국대학교 체육교육학과 3학년에 편입했다. 학비를 벌기 위해 광복체육관이라는 작은  태권도장을 운영하고 가르치는 일을 계속했다.  

(이승헌)가 정식으로 체육관을 운영하고 싶다고 아버지께 말씀드렸을 때, 사실 나(이승헌)는 큰 기대를 하지 않았다그런데 아버지는 대뜸그래, 한 번 해봐.” 하시면서 당신이 받아두셨던 퇴직금의 반을 건네주셨다. 갑자기 겁이 덜컥 났다. 아버지가 평생을  몸담아오셨던 교육계를 떠나면서 받으신 퇴직금이 아닌가. 어떻게 해서든지 체육관을 잘 운영해야 겠다는 마음이 있었다. 다행히 내 학비와 막내동생의 학비를 댈 수 있을 만큼은 운영이 되었다. 군대 갈 때는 체육관을 팔아서 아버지가 빌려주신 돈을 갚아드렸다. 흐뭇해하시던 아버지의 모습이 지금도 눈에 선하다


졸업을 한 지 얼마 안 되어 결혼을 했다. 아내는 내(이승헌)가 군대 가기 전, 임상병리사 자격 시험을 치를 때 시험 감독을 맡았던 사람이다. 조선시대 때 왕비가 세 명, 정승이 열댓 명이 나온 청송심씨 가문의 딸이라는 자부심이 유전자 속에 도도하게 박혀 있는 사람이었다. (이승헌)는 아내의 맑은 눈빛과 도도한 기품이 마음에 들었다
.  

임상병리사 필답고사에 합격하고 실기고사를 보아야 하는데 입영 날짜가 실기고사 전으로 잡혔다. 입영 연기를 위한 필답고사 합격증이 필요해서 보건원에 들렀다. 서류를 떼고 나오다 계단에서 아내와 우연히 마주치게 되었다
.

저 군대 좀 갔다 오겠습니다
.”

(이승헌)도 모르게 이런 인사말이 툭 튀어 나왔다. 아내는 어이 없다는 듯이 피식 웃으며 말했다
.

? 그런 보고를 왜 저한테 하시죠? 다시 볼 것도 아닌데
.”

인연이란 참 묘한 것이다. 내가 군대에 가 있는 동안, 아내는 본의 아니게 내 생각을 자주 했다고 한다. 일을 하려고 서류를 챙겨 들면, 그 속에서 툭 하고 내 서류가 빠져 나오곤 했고, 그 서류를 집어 들면서 사진 속에서 웃고 있는 나와 눈이 마주치곤 했다는 것이다. 후에 물으니 아내는 나의 고독해 보이는 눈빛과 철학적인 분위기가 좋았다고 한다.  

 

결혼 후에는 오산 기독병원 등에서 병리실장으로 있기도 하고, 화성군 보건소, 공해담당관 등을 거치면서 다양한 일을 경험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큰 아들 정한이가 태어났고, 생활은 안정되어 갔다. 부모님과 내 자신에게 약속한 대로 대학도 졸업하고 결혼도 하고 괜찮은 직장도 갖게 된 것이다. (이승헌)는 흔히 말하는 착실한 가장으로 열심히 살아가기 위해 노력했다. 그러나 매일 퇴근 후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하늘을 올려다보면 울컥 서러움이 목까지 치밀어 오르고 한없이 외로워졌다.

겉으로는 아무 문제가 없는 생활이었지만 무의미하게 흘러가는 시간은 정말 견디기 힘들었다. 가족에 대한 사랑도 나(이승헌)의 외로움과 허무감을 달래주지는 못했다. 이제 막 재롱을 피우기 시작한 정한이 녀석의 얼굴을 볼 때마다 더 가슴이 아팠다


세상에 나서 결혼하고, 자식 낳고, 사회적으로 인정받으면서 자식 커가는 재미를 보며 살아가면, 그것으로 충분하지 않은가? 다들 아무렇지도 않게 잘 살아가고 있지 않은가? 이 인생에서 무얼 더 찾을 게 있다고 이러고 있나
…’ 

수없이 나(이승헌) 자신을 설득해 보았지만, 삶의 의미를 모른 채 살아가야 한다는 것이 내게는 여전히 참을 수 없는 고통이었다. 삶과 죽음의 문제에 대한 해답이나 실마리를 던져줄 수 있는 사람을 찾아 또 다시 방황하기 시작했다. 틈만 나면 산에서 수도했다는 사람들을 찾아 다녔고, 어디에 공부를 많이 한 사람이 있다는 소문만 들으면 열 일 제쳐놓고 쫓아가 보기도 했다. 그러나 마음에 크게 와 닿는 것이 없었다. 한 소식 했다는 사람을 만나도 그것은 그 사람의 소식이었지 내 소식이 되지 않았다. 외로움과 허무함은 갈수록 깊어만 갔다.

이승헌 총장의 참좋은 이야기_행복